청년 손길로 꽃단장한 어르신들, 가장 멋진 모습으로 ‘장수사진’
대구 동구재가노인돌봄센터
‘돌;봄’ 사진관 열고 무료 사진
경일대·호산대 교수와 학생들
헤어·메이크업 등 전 과정 맡아
화기애애 분위기 속 촬영 진행
어르신들 연신 감사 인사 전해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어르신 너무 멋있으신데 새장가 가셔야겠다!”, “바로 집 가지 마시고 카페라도 들렀다 가세요”
검정 중절모를 쓴 한 백발노인이 연신 거울에 모습을 비춰 보자 여기저기서 칭찬이 쏟아졌다. 말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던 노인은 다시 사진을 찍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5일 대구 동구 동호동에 있는 동구재가노인돌봄센터에서 ‘돌;봄 장수사진관’이 문을 열었다. 무료로 장수사진을 찍어준다는 소식에 사진관은 아침부터 동네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순서에 따라 번호표를 받아 대기석에 들어서는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가 가득했다.
이날 사진관에는 대구청소년재능나눔본부 소속 재능기부봉사단인 경일대 사진영상학부와 호산대 뷰티스마트케어학과, 간호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헤어·메이크업부터 사진촬영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주름진 어르신들의 얼굴에 색조 화장이 시작되자 조심스러운 손길이 어색한 듯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일치(84)씨는 “아내 먼저 보내고 치매로 주변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다. 그간 찍어둔 사진도 다 어디에 갔는지 몰라서 오늘 다시 찍으려고 정장도 두 벌이나 챙겨왔다. 내 평생 화장은 처음인데 학생들이 해준다면 한번 해보지”라며 환하게 웃었다.
꽃분홍 립스틱을 바르고 노란 저고리를 입은 한 어르신은 “아이고 우리 언니 너무 예쁘다”며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어르신을 꼭 껴안기도 했다.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긴장한 기색이 가득했던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의 재롱에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쁘게 찍어주세요”라는 한마디에 봉사자들은 “아이고 어머니가 예쁘시니까 당연히 예쁘게 나오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을 마치고 사진관을 나서던 한 어르신은 봉사자의 손을 잡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팔십 평생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더 좋았습니다”며 연신 감사해했다.
윤명자(81)씨는 “사진을 찍는다는 말에 ‘이제 갈 때가 됐나’라는 생각이 들어 속이 울렁였는데 이렇게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시집갈 때도 형편이 어려워 곱게 화장도 못했는데 그 시절 생각나서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쉬운 듯 화장도 지우지 않은 윤씨는 머리 위로 큰 하트를 그리며 센터를 나섰다.
2013년부터 운영해 올해 11년 차를 맞은 사진관은 매년 80대 이상 홀몸노인·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무료로 장수사진을 촬영해 주고 있다. 이날 사진관에는 50여명의 어르신이 찾아 장수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은 액자에 담아 전달할 예정이다.
최남출 센터장은 “고독사 등 홀몸 어르신들이 돌아가신 후에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영정사진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많은 봉사자의 도움으로 어르신들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청년 손길로 꽃단장한 어르신들, 가장 멋진 모습으로 ‘장수사진’
대구 동구재가노인돌봄센터
‘돌;봄’ 사진관 열고 무료 사진
경일대·호산대 교수와 학생들
헤어·메이크업 등 전 과정 맡아
화기애애 분위기 속 촬영 진행
어르신들 연신 감사 인사 전해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어르신 너무 멋있으신데 새장가 가셔야겠다!”, “바로 집 가지 마시고 카페라도 들렀다 가세요”
검정 중절모를 쓴 한 백발노인이 연신 거울에 모습을 비춰 보자 여기저기서 칭찬이 쏟아졌다. 말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던 노인은 다시 사진을 찍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5일 대구 동구 동호동에 있는 동구재가노인돌봄센터에서 ‘돌;봄 장수사진관’이 문을 열었다. 무료로 장수사진을 찍어준다는 소식에 사진관은 아침부터 동네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순서에 따라 번호표를 받아 대기석에 들어서는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가 가득했다.
이날 사진관에는 대구청소년재능나눔본부 소속 재능기부봉사단인 경일대 사진영상학부와 호산대 뷰티스마트케어학과, 간호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헤어·메이크업부터 사진촬영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주름진 어르신들의 얼굴에 색조 화장이 시작되자 조심스러운 손길이 어색한 듯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일치(84)씨는 “아내 먼저 보내고 치매로 주변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다. 그간 찍어둔 사진도 다 어디에 갔는지 몰라서 오늘 다시 찍으려고 정장도 두 벌이나 챙겨왔다. 내 평생 화장은 처음인데 학생들이 해준다면 한번 해보지”라며 환하게 웃었다.
꽃분홍 립스틱을 바르고 노란 저고리를 입은 한 어르신은 “아이고 우리 언니 너무 예쁘다”며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어르신을 꼭 껴안기도 했다.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긴장한 기색이 가득했던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의 재롱에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쁘게 찍어주세요”라는 한마디에 봉사자들은 “아이고 어머니가 예쁘시니까 당연히 예쁘게 나오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을 마치고 사진관을 나서던 한 어르신은 봉사자의 손을 잡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팔십 평생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더 좋았습니다”며 연신 감사해했다.
윤명자(81)씨는 “사진을 찍는다는 말에 ‘이제 갈 때가 됐나’라는 생각이 들어 속이 울렁였는데 이렇게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시집갈 때도 형편이 어려워 곱게 화장도 못했는데 그 시절 생각나서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쉬운 듯 화장도 지우지 않은 윤씨는 머리 위로 큰 하트를 그리며 센터를 나섰다.
2013년부터 운영해 올해 11년 차를 맞은 사진관은 매년 80대 이상 홀몸노인·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무료로 장수사진을 촬영해 주고 있다. 이날 사진관에는 50여명의 어르신이 찾아 장수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은 액자에 담아 전달할 예정이다.
최남출 센터장은 “고독사 등 홀몸 어르신들이 돌아가신 후에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영정사진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많은 봉사자의 도움으로 어르신들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